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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자궁 경부 염증, 한숨 돌린 후기 (feat.과잉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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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궁 경부 염증에 대해 처음 얘기를 들었던 건 아마도 작년 즈음, 한달에 한번 있는 그날도 아닌데 부정 출혈이 있길래 처음 경험하는 출혈에 놀라 바로 산부인과로 향했을 때 였다. 20대 후반 부터는 부쩍 자궁 관련 이슈에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내 자궁 매우 소듕해..  내 나이 또래 많은 여성들이 산부인과 진료와 그 결과에 대해, 참 중요하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더 걱정이 많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나 또한 그런 걱정에 휩싸여 있을 때 블로그를 통해 읽은 자세한 진료 내용들이 도움이 많이 되어,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후기와 내가 들은 지인들의 후기를 덧붙여 적어보고자 한다. 

 

당시 내가 진료 받은 산부인과는 이제 한 병원에 정착하고 싶어서 집에서 차로 20분 전후 거리 안에서 나름 열심히 찾아본 곳이다. 아무리 평이 괜찮아도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모르기 때문에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너무 좋으셔서 작년부터 그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자 이제 나의 자궁 경부 염증 관련 이슈 시작 - 순서대로 1~3

1/ 부정출혈 & 배란혈

 일단 작년, 부정 출혈로 인해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초음파 검사와 질염 검사를 함께 진행했다. 자궁 경부 쪽에 염증이 있어보이나 그렇게 심하진 않고- 이게 질염이 동반되었을 때 문제가 생기는 거지 그 염증 자체만으로는 심하지 않은 이상 큰 문제 없다고 하셔서 결과를 기다렸다.

-> 결과는 두가지 균이 나왔는데 남녀 모두에게 있는 기본 균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일 뿐, 문제가 있는 균은 아니라서 만약 불편한 증상이 동반된게 아니라면 보통 치료로 쓰이는 항생제도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대신 증상이 동반되면 불편하니까 항생제로 살짝 그 증상을 완화시켜줄 필요성은 있다고.

부정 출혈의 경우는 질염이나 자궁과 연관된 것이 아닌 시기 상 배란혈인 것 같다고 하셨다. 실제로도 나는 배란기였기 때문에 그런가보네요 했지만! 갑자기 없던 배란혈이 이제야 나오냐고..? 친절하고 꼼꼼하신 우리 선생님께 " 왜 그동안 없던 배란혈이 갑자기 나오는걸까요..? " 여쭸더니, 여자의 몸이라는게 원래 그렇게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몸 컨디션에 따라 항상 달라지기 때문에, 한번도 그런 적이 없어도 어떠한 증상이 갑자기 생기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이 예민한 자궁 ^^

의사 선생님의 " 저도 그래요~ " 라는 쿨내나는 마지막 말 한마디로 아 네..끄덕끄덕 하게되었음 .

 

2 / 자궁경부암 정기검진 & 과잉 진료

21년 올해, 6월이 되자마자 직업 특성상 매년 받는 정기검진을 받았다. 홀수 년도여서, 이번 해 자궁경부암 검사도 함께 진행했다. 여기서 너~~무 기분 나빴던 산부인과 검진. 아마 당해본 사람만 알 것 같은데, 산부인과 진료는 내가 안보이는 부분이라서 그런가? 은근 슬쩍 미리 언급 안하고 이런 저런 검사를 진행해버리고 나중에서야 청구서 보면 청구 비용이 1-2만원도 아니고 4-5만원 이상 나와있어서 어이없는 경우가 있다. 이비인후과 이런 곳이야, 솔직히 진료 몇개 추가해도 그리 진료비 차이가 많이 나진 않는데, 산부인과는 하나 하면 4-5만원은 훌쩍이기 때문에 그냥 진행해버리면 기분이 정말 나쁘다. 산부인과에 정착하고 싶었던 이유도 이건데, 과잉 진료 안하는 곳만 계속해서 가고싶어서다. 

어쨌든 그 여선생님은 안에 피가 비친다느니, 염증이 심하다느니 사람 불안하게 하는 언급을 하더라. 피가 비치는 것은 내가 생리를 코앞에 두고 있어서고, 분비물이 많은 것도 생리 기간이 다가와서, 염증은 누구나 있는 정도였을텐데 - (실제로 언급할 때 동시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음) 지난 초음파 검진과 질염 검진이 불과 6개월 전이었기 때문에 그냥 가볍게 무시해줬다. 그런데 그런 증상들 얘기하면서, 알고보니 여러 검사를 진행했던 그녀..^^ 6개월 전에 받았던 검사들이라 받을 필요 없는데..ㅎ ㅏ... 건강 검진 받고 정산하는데 몇 천원 나와야할게 산부인과 때문에 6만원이 넘게 나왔다. 어이 없어서 뭐 때문에 그런지 꼬치꼬치 확인하기 시작했더니 산부인과 간호사 분이 조용히 내게 오시더니 실비 청구 하실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실비 청구 되니까 과잉진료 맘껏 하겠다는 건지 뭔지..?

( 혹시나 남양주 별내 ㅂㄹㅅ 병원 내 산부인과 매우 비추! ) 

-> 건강검진 결과는 '반응성 세포 변화'로 나왔다. 지난번 정상에서 반응성 세포 변화로.. 처음에 뭔가 했는데, 이건 검색으로 찾아본 부분이라 검증된 내용은 아니지만 1정상 2반응성세포 3비정형세포 4저등급병변 5고등급병변 6암 순서로 자궁경부암에 가까워지는 거라고 한다. 반응성 세포의 경우 이상 증상이 동반되면 검진을 받아야한다고 검진 결과에 나와있었고,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 다음 검진을 받으면 된다고 한다. 

+ 자궁경부 이형성증

내 친구의 경우 이형성증 1단계로 나왔다고 한다. 일단 30대 여성을 기준으로 이 비정형세포는 60프로는 자연치유되고 40프로는 그대로 남는데, 치료를 진행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없어지지 않는다면 도려내는 시술 혹은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도려내고 나면 유산할 확률이 높아진다고해서 아주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다. 

 

3/ 질염 냉

 지난달 7월, 고막염으로 항생제를 2주 가까이 먹었다. 모든 염증을 잠재우는 만큼 가볍게 있던 질염 증상조차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을 느꼈는데, 치료가 다 되어 항생제를 끊은지 3일 만에 엄청난 양의 질 분비물이 생겼다.  바지가 젖을 정도의 분비물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항생제를 2주간 먹은 후라면 질염은 다 가라앉았을텐데 다른 문제인가 생각했다. 이틀 뒤에 비슷한 증상을 한번 더 보고 이건 아니다싶어 바로 산부인과로 향했다. 증상을 얘기했더니 자궁경부암 검사는 언제 받았는지부터 물었다. 다행히 아무이상 없는 것으로 나와서 패쓰! 자궁 직접 확인하시고는, 자궁 경부쪽 염증과 질염이 있으니 일단 균검사 진행하고 3일을 기다렸다

-> 검사 결과 정말 걱정했는데.. 결과는 다행히 다른 추가 균 없이 작년과 같았다. 유레아플라즈마파붐균, 가드넬라균. 남녀 모두 기본적으로 다 가지고 있는 균이면서 컨디션이 안좋다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질염 ! 

그렇다면 같은 균인데 도대체  갑자기 분비물 증상이 그렇게 폭발했을까? 일단 이에 대해서는 의사 선생님과 다양한 얘기를 나누었다.

* 첫번째 - 나는 2주 가까이 항생제를 먹은 상태이다. 항생제는 컨디션을 많이 떨어뜨리는데 (실제로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항생제 오래 먹으면서 매일 골골댐) 이 때문에 질염 증상도 갑자기 심해졌을 수 있다. 아시다시피 자궁은 몸의 컨디션 영향을 가장 예민하게 받는 곳이다. 이전에 없던 증상이어도 갑자기 생길 수 있다.

* 두번째 - 항생제는 질 내의 유익균까지 모두 죽여버린다. 항생제를 오래 먹는 동안은 질염도 모두 사라졌겠지만 유익균도 사라진 상태였을 것이며, 그 상태에서 약을 끊자마자 질염균을 잡아주는 유익균이 없기 때문에 질염 증상이 더 크게 나타났을 수 있다.

* 세번째 - 그렇다면 자궁 경부 염증은 괜찮은것인가 여쭸더니 이게 염증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약간 헐어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헐어있는게 나쁜게 절대 아닌데다가, 꼭 헐어있지 않고 자궁 경부가 예쁘게 덮여있어야만 좋은게 아니란다. 지금도 자연스러운 상태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이렇게 매우 깔끔하게 해결된 나의 자궁 고민 ^-^;; 정말 걱정한 것에 비해 아무 일도 없었다. 

절대 호들갑 떠는 의사 선생님 만나서 맘고생하지 말고, 솔직하고 꼼꼼하게 설명해주시고 왠만하면 맘을 안정시켜주는 분 만나자!

 

 

질염 약 , 항생제

결국 우리 의사선생님께서는 내가 항생제를 이미 너무 오래 먹었다면서, 일주일치 항생제를 처방해주겠지만 증상이 심해질 때만 먹도록 말해주셨다. 항생제라는게 필요할 때는 적절히 쓰면 좋지만 너무 오래 먹으면 몸 컨디션을 망가뜨려놓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질내 유익균들 또한 죽여버릴 수 있다는 것을 꼭 유의하기 바란다.

내가 처방받은 질염 약은 기본적으로 염증을 억제시키는 항생제와 더불어 항생제로부터 위장을 보호해줄 진경제가 함께 처방되었다. 

 

 

무조건 건강이 최고! 몸이 신호를 보낼 때 잘 알아듣고 병원도 야무지게 방문해서 건강하고 행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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