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에서 기차타고 떠난 템플스테이 '삼화사', 온전한 쉼

작심솜일 블로그 2021. 11. 5.
반응형

 

10월의 어느날 너무나 소중한 친구이자 언니와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원래부터 템플스테이를 염두해 뒀던 것은 아니고, 우리 이제 여행할 때가 됐다면서 어디로갈까 한참 고민하던 중에 템플스테이라는 단어가 누구에게선가 나왔고 바로 둘다 이거네! 해서 떠나게 됐다. 둘다 알고보니 살면서 한번쯤 해보고싶다고 생각만하고 아직 실행은 못해봤던 상태여서, 같이 가면 좋겠다 싶었던 것. 템플 스테이라고 하면 속세에서 벗어나서 생각도하고 자연도 즐기고 비교적 조용하고 정적으로 보내는 시간으로 느껴지는데, 언니와 나는 서로라면 그런 곳에서도 정말 즐겁게 같이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같이 괜찮은 곳을 검색해보다가 주변에 산과 바다가 모두 있는 삼화사라는 후기를 보았는데 너무 맘에 들어서 지체없이 예약했다. 주말을 껴서 예약하려고 했으나 주말은 풀북킹 상태이길래 언니가 수-금 3일의 귀한 연차를 내줬고 수요일 아침 7시 반 기차를 예약했다. 

몰랐는데 템플스테이는 전국 어디든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https://www.templestay.com/reserv_search.aspx 

 

템플스테이 | 참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법륜사] 2021년 토닥토닥 템플스테이(코로나 19대응 의료진, 경찰관, 공무원 및 방역관계자 대상) 경기, 휴식형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농촌파크로 126 (법륜사) 010-6766-8700 코로나19 대응 의

www.templestay.com

 

템플스테이는 체험형과 휴식형이 있어서 자유롭게 예약할 수 있는데, 우리는 좀 더 편하게 지내다오고 싶은 마음에 '휴식형'을 선택했다. 

휴식형이어도 기본적으로 공양(식사) 시간이나 예불 시간은 정해져있고 입실 시간과 퇴실 시간은 정해져있어서 입실 시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템플스테이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규칙들이 굉장히 많은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자유롭긴 하다. 

 

 

KTX 기차 예매, 동해로 출발 

하루에 몇개 없었던 동해행 KTX. 수요가 많은 노선은 아닌가보다. 1시반-2시반 사이에 입실하고 난 후 저녁 공양부터 식사가 시작된다길래, 우리는 몇안되는 기차 시간 중에 7시반 출발 KTX를 예매하고 10시 넘어 도착했다. 

기차는 오랜만이어서 참 좋았지만 너무 졸려서 바로 타자마자 잠들었는데 갑자기 언니가 다급하게 날 깨우면서 창밖을 가리켰고 너무 아름답게 바다가 펼쳐져있었다. 알고보니 정동진역은 바닷가에 위치해있어서 이렇게나 예쁜 뷰를 구경할 수 있었던 것..!

보자마자 벙찌는 광경이었다. 너무 코앞에 광활하게 바다가 펼쳐져있어서 아름답고 시원하고 행복했던 그 순간 :-) 여행의 재미는 이런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인 것 같다. 정동진 동해 방향으로 여행하시는 분들 기차 타면 아름다운 바다가 감상 가능하답니다. ✿˘◡˘✿

 

 

해외에 온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해역은 마치 엘에이 근교에 있는 기차역에 와있는 기분? 혹은 일본의 어느 시골에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나고~ 후기를 찾다보니 동해는 다들 버스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도착하던데, 그래서인지 KTX 동해역은 굉장히 아담하기도 하고 근처가 정말 80년대 정도로 머물러 있는 느낌의 동네였다. 길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드라마나 영화 셋트장에 온 기분이어서 참 신기했다. 이른시간이다보니 열어있는 백반집을 부랴부랴 찾아서 도착했고 제육볶음 정식을 2인분 시켰다. 식사를 마치고 주변에 도저히 브랜드 카페하나도 없어서 택시를 타고 15분 거리의 번화된 곳으로 이동해서 커피를 마셨다. 

삼화사 템플스테이 

시간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입실 전에 남은 시간 3시간 남짓이 훌쩍지나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 삼화사로 향했다. 분명 네이버 지도에는 버스도 많다고 나오는데..! 길가에서 버스 보기도 힘들고 배차 간격이 긴데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서 매번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차가 진입할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들어가서 내린 후에, 5-10분 정도 더 걸으니 도착한 우리가 묵을 삼화사. 

대학생 때 미술사학을 전공하면서 전국의 많은 절들에 답사를 자주 다니다보니 그 안의 예술적인 요소와 더불어서 특유의 그 분위기를 참 좋아하게 됐다. 

 

 

 

입구에 있던 삼화사에서의 가을과 겨울 사진. 

저 멀리가 템플스테이 하는 건물이고 이 건물은 절의 왼편에 따로 위치해있다

DAY1

 

 

마냥 신기했던 첫 입성의 시간!! 대부분의 방이 2인실로 되어있어서 언니와 둘이 여행하면서 함께 묵기에 아주 안락하니 좋았다. 소박한 시골 할머니댁에 머무는 느낌이었달까?

외부음식은 사실 반입이 안되지만 우리는 도저히 공양시간에 먹는 건강하고 소박한 밥만으로는 힘들 것 같아서 살기위해 조금만(?) 구비했다. 그리고 2박동안 꽤나 알맞게 깔끔하게 해치우고 돌아왔다. 밥은 너무 맛있었지만 워낙 우리가 등산도 하고 많이 움직이면서 보냈어서, 중간중간 간식이 없었다면 배고파서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예불을 드리는 본 건물 쪽에도 가서 구경하면서 이틑날 새벽 4시 예불을 계획했다.

스님과 함께하는 단체 차담은 코로나로 인해 진행하지 않지만 개별적으로는 마시는게 가능하다고 해서 종종 템플스테이 건물 끝에 위치한 이 방을 이용해서 따끈한 차를 마시고 나른해질 수 있었다.

DAY2 

그리고 3시 50분에 기상해서 달려간 예불 - 

- 새벽4시 예불 체험

새벽 3시 50분 기상 우리가 할수있을까..? 일어나지면 가고 아님 가지말자고 했지만 둘다 생각보다 의지가 있었나보다. 3시 50분에 알람 울리자마자 서로 말도없이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눈도 못뜬 상태로 3시 59분에 늦었다며 본법당까지 달려갔다. 정말 새까만 어둠 속에서 보이는 산은 지나치게 우리를 압도하는 느낌이 들었고 무서워서 언니랑 무섭다며 더 열심히 앞만보고 이동했다.

 

언니도 나도 예불이 난생 처음이어서 세 분의 스님을 곁눈질로 살피며 정말 열심히도 절했다. 이런 체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한시간 남짓 열심히 예불을 드린 후에 딥슬립하느라 아침 공양 패스 ~ 늦잠자고 점심 공양 전에 옆 등산로를 걸으면서 가볍게 산책했다.

 

+ 주지스님과의 차담 

그리고 갑자기 주지스님께 소환당한 썰. ㅋㅋㅋ 언니랑 나랑 점심먹고 차마시는 방에서 차를 한잔하는데, 갑자기 템플스테이 입퇴실을 도와주시는 분께서 우리에게 와서는 "주지스님과 차담 신청하셨죠?" 라고 물었다. 하지만 우리 둘다 어리둥절, "아..아니요...? 저희요..?" 아닌것 같다고 하니 주지스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고 했다. 

우리가 맞나 싶었던게, 저 시간에는 다른 여자 두분은 이미 퇴실하셨고, 묵는 사람이라고는 우리 둘과 혼자 오신 남자분 한 분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새벽 4시 예불에 참여한 사람은 언니와 나 뿐이었고, 그 후 점심 공양이 끝날 때쯤 어떤 스님께서 "아침 공양 안왔지?" 묻고 가셨는데 그 분이 우리를 따로 부르신 것 같아서 바로 주지스님 계신 곳으로 이동했다.

스님과 대화해보는게 둘다 처음이어서 긴장이 많이 됐는데, 먼저 대화도 잘 이끌어주시고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셔서 좋았다. 책이나 방송에서만 들었던 스님들의 마인드를 직접 내게 해주시는 조언으로 들으니 도움도 많이 됐고 마음가짐을 새로하게 되었다. 스님 말씀대로,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말고 허공이 되자 언니 - ㅎㅎ

다시 생각해봐도 참 색다르고 좋았던 경험이다. 한시간을 가득 채워서 차도 마시고 이런 저런 대화를 마친 후에 108염주를 주셔서 받아왔다. 선물로 완전 더 기분 좋아져서 우리 둘다 이번 여행 참 알차고 좋다며 뿌듯함이 가득했다.

 

 

+ 용추 폭포 등산

그리고 왕복 1시간 10분 걸린다고 설명 듣고 떠났던 용추 폭포 등산.. 우리는 2시간 넘게 걸렸다^^ 2시간 반 가까이 걸렸던 것 같은데.

정말 돌이 많고 폭포도 많던 등산로였다.  

서로 잘 의지하면서 다녀오고 요가도 하고 끊임없이 수다떨다가 뻗은 그날 밤 . 

 

삼화사 템플스테이 공양

개인적으로 삼화사 템플스테이는 음식이 참 맛있었다. 너무 심심하거나 맛없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내 입맛에는 간도 딱 맞고 국도 반찬도 다 좋았다. 

 

마지막, 돌아오는 날 

돌아오는 날에는, 우리와 일정이 똑같았던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데려다주셔서 동해바다 근처로 향했다. 속세의 자극적인 맛이 그리웠던 우리는 그래도 바다 근처니까 해물을 먹어야지 싶어서 해물찜으로 마무리하고 빵집에서 빵 쇼핑하고 동해바다가 보이는 카페로 가서 마지막 수다의 끝을 달리고 기차역으로 돌아갔다. 

 

2박 3일 자연에 파묻혀서 자연인의 얼굴로 쉬면서 놀면서 했던 우리의 이번 여행, 끝! 

가깝고 편한 사이라야만 함께할 수 있는 여행 컨셉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이 부족함 없고 불편 없이 편안함과 즐거움으로 가득찰 수 있었던건 언니와 함께한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참 고맙다. 

마지막은 귀여운 2021년 10월 어느날 우리의 모습- ! 

 

 

반응형

댓글